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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에 사용되는 예식과 심볼과 예식의 행위에는 연관되어 있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예식의 의미를 잃은채 예식의 행위가 전해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예배 가운데 행하여지는 의식에 대해 제대로 된 훈련/교육을 받지 못할때 교회가 제대로 인지 못하는 예식에 의해 혼란을 겪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교회의 교회력에 대한 이해가 깊으신 분들은 성탄절 전 네번의 주일이 강림절 (혹은 대강절)로 지켜지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많은 교회와 신앙의 가정에서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 초를 매주일에 한번씩 켜는 의식을 거행하게 됩니다. 첫째, 둘째, 넷째 주에는 보라색 초를 밝히게 되며, 셋째 주에는 분홍색 초를 켜게 됩니다.

강림절 셋째 주일에 분홍색 초를 켜는 의식이 교회예식 중에 가장 모호한 의식중 하나라 여겨 질 수 있습니다. 대강절 초에 분홍색 초가 포함 되어 있는 이유를 많은 분들이 모르실 것입니다. 제가 이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두개의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왜 분홍색 초가 보라색 초 가운데 끼어 있지요?” 또는 “왜 분홍 초가 넷째 주가 아닌, 셋째 주에 켜지나요?”

분홍색 초가 보라색 초 가운데 섞여 있는 이유를 밝히기 전에 강림절에 대한 의미와 전통을 설명함으로서 올바른 대강절 촛불이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강절의 전래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현절에서 강림절까지 (Epiphany to Advent)

분홍색 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강림절에 이르기까지의 교회력에 대한 설명을 해야하겠습니다.
주현절로 시작하여, 사순절, 부활절 그리고 강림절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고대 교회에서 행하여지던 예배를 행위 중심(event-oriented) 의 모임이였습니다. 고대 교회는 시간과 공간안에서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는 예배의 행위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현존하는 임재로 나타난다고 믿었습니다. 특별히, 고대 교회는 예배의 시간을 통하여 예수님의 생애, 죽으심, 그리고 부활을 재경험하는 공간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주현절로 시작하여 부활절에 이르는 사건이 예배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주현절 (예수님의 출현)은 유대인과 이방이 모두에게 세상의 구세주로의 나타나신 주님의 성육신을 기념하는 사건이며, 부활절은 죄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기념하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부활절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세상의 죄를 끊은 역사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력의 정점을 찍는 주현절에서 부터 부활절까지의 기간은 주님의 공생애 사역과 구원의 역사를 기념하는 예배의 축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현절로 시작하여 부활절에 까지 이르는 축제의 성격 때문에, 많은 전통은 새로운 그리스도인들의 세례와 교회의 일원으로서의 입교를 위한 교육과 세례를  이 절기에  주로 베풀었습니다. 세례가 우리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맞추어 가는 결단으로 여겼던 고대교회의 전통에 따라, 주현절과 부활절에 세례를 베풀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교육기간이 따로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고대 교회를 부활절 바로 전, 사순절 기간동안 세례교육을 베풀었고, 주현절에 세례를 받는 이들을 위해 대강절 (강림절) 기간동안 세례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세례 준비를 위한 교육은 기도와 자아성철, 순결한 삶을 사는 다짐과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기 위한 노력, 그리고 예배에 전심으로 참여하는 일에 중점을 두어 진행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온 교회가 세례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의 영적여정에 참여하는 믿음 때문에, 대강절 (강림절) 과 사순절은 온 교회의 영적 부흥을 위해 집중하는 기간으로 여겨졌습니다. 대강절 (강림절)과 사순절은 참회와 회개, 자기 부인과 단순한 삶으로 초청하는 영적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기간동안 교회는 집중적인 기도와 금식의 기간으로 지켜졌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교회는 성도들이 세례를 준비하는 여정 가운데, 자신을 부인하고 예수의 죽음에 동참하는 세례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도록 독려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이 주님의 공생애를 기억하며, 주의 죽음 (대속)의 은혜로 받은 구원이 부활절의 사건의 열매임을 기억하는 반면에 대강절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세상의 희망과 빛으로 오신 주님의  초림을 기억하며, 세상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희망에 대해 묵상하는 절기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보라에서 분홍까지 (Purple to Pink)

이와 같은 교회의 영적 성숙의 경험이 점차 예배의 방향을 세워주는 교회력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력의 각 절기는 각각의 영적분위기, 전통, 신학적 특성과 영적인 집중도에 따라 달리 구분됩니다. 예배당 곳곳에는 절기를 상징하는 색의 휘장들이 걸려지고, 목회자는 교회력을 구분하는 색의 스톨을 착용하게 됩니다. 단순해 보이는 것 같지만, 이와 같은 외적인 요소들이 예배자의 내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 지표가 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빛과 어둠의 순환, 기쁨의 상징과 인내의 교차, 그리고 축제와 금식의 대비로 이루어지는 교회력의 구성이 예배자의 영적 성장을 다듬어 가는 도구임을  볼 수 있습니다.

사순절과 대강절 (강림절) 기간 동안, 강대상과 예배당 곳곳에 놓여진 휘장 (강대상 보)의 색깔은 진한 보라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보라는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시에 회개와 고난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사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보라색이 다소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우울한 감 마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절기의 분위기 속에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이 기쁨/ 희락 (Joy) 를 잊어서는 안됨을 상기시켜 줍니다. 진정한 회개가 있는 곳에 기쁨의 순종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개의 기간 동안 우리는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회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성령으로 부터 말미암는 기쁨/ 희락이 개인에게 주어지는 성령의 열매가 아니라, 나아가 교회에게 주는 선물이며 세상에 나누어야 하는 기쁨임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와 같이 회개의 기간인 사순절과 강림절에 한 번의 주일을 따로 구분하여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기념하게 하는 교회력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순절은 넷째 주일, 대강절은 셋째 주일을 기쁨의 주일로 지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홍색 초 (더 엄밀히 말하면 장밋빛) 가 기나긴 회개와 금식의 절기 가운데, 주님으로 부터 부어지는 희락과 기쁨을 잊지 말라는 깊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회력의 의미의 연장선상으로, 대강절 셋째 주일과 사순절 넷째 주일에 맞추어 교회들이 분홍색으로 교회를 새단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예배의 중심을 기쁨의 축제로 전환하기 위함입니다. 사순절 넷째 주일 예배는 “예루살렘이여! 기뻐하라 (Laetare Jerusalem)” 이라는 선포로 시작되며, 사순절 넷째 주일이 기쁨의 주일 (Laetare Sunday)로 알려지게 된 이유입니다. 이와 같이 강림절 셋째 주일은 기쁨의 주일 (Guadete Sunday) 로 알려졌습니다. 이 날에는 빌립보서 4장 4절의 말씀이 예배의 중심이 되며, 예배 가운데 계속 해서 불려지는 구절이 되는 것입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 빌립보서 4장 4절.

이 때문에 대강절 네개의 진한 보라색 촛불 중 하나의 촛불이 분홍색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현재까지 세번째 대강절 촛불이 분홍색이며, 이를 가르켜 기쁨의 초라 일컫고 있습니다.

회개에서 기쁨으로 (Repentance to Joy)

우리는 영적인 무게감이 넘치는 대강절 기간 가운데 기쁨의 소식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이 세상에 처음 오신 첫 대강절과 다시 이 세상의 왕으로 오실 마지막 대강절 사이에 살아가는 우리는 기쁨으로 세상에 임재하신 주님을 기뻐하며, 다시 오실 주님을 기쁨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예배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은 대강절이라는 기다림의 시간 동안 기쁨의 예배를 주님께 올려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의 제안을 하려 하오니, 이를 통해 대강절의 예배 가운데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이를 간구하는 기도의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예배 찬양 선곡을 기쁨의 노래와 힘이 넘치는 노래로 선곡해 보십시오.
  • 회개의 삶을 고백하는 간증을 통하여 주님을 따라 순종하는 기쁨의 소식을 성도가 나누도록 계획해 보십시오.
  • 찬송가 115 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예배 가운데 찬양하는 시간으로 선정하십시오.  흔히 기쁘다 구주 오셨네는 성탄절 찬송으로 알고 있는데, 원작자인 Isaac Watts는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이 찬송을 썼다고 알려졌습니다. 대강절의 관점으로 가사를 읽어 보시면 새로운 의미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한 이 찬송의 가사가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할 것입니다.
  • 예배 후 각자의 자리에서 자비의 사역 (Act of mercy)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성도들에게 알려주십시오. 남을 돕는 선교의 삶을 살아 갈때 우리 안에서 샘솟는 기쁨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만약, 분홍색 초를 밝히게 된다면, 너무 지루하지 않게, 분홍초를 사용하게 된 신학적 의미를 성도들과 나누어 보십시오. 너무 강의식으로 나누지 마시고, 강림절 가운데 기쁨의 소식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교회력의 구성을 나누며 기쁨의 예배로 성도들을 초대해 보십시오.

저의 글로 인해 여러분들의 교회안에서 강림절과 사순절 기간 가운데 기쁨의 예배가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믿는 이들이 계속하여 우리를 위해 이 세상에 오시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찬양하는 기쁨의 예배가 계속 되기를 기도합니다.

번역 : 전승수

전승수 목사는 미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며 Raleigh Court Untied Methodist Church 의 담임목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목회자료들을 번역하기 위해 다리Builders를 시작하였습니다. 'Bridge Builders' 의 사명을 감당하기를 소망하며 하나님의 나라의 꿈을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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